고정관념과 편견은 사람들이 생활에서 겪는 좌절을 안전하게 배출, 해소한다든지, 상대 집단과의 경쟁에서 상대를 비하하고 자신의 집단을 우위에 두거나, 소수 집단을 비하함으로써 우월감을 맛보기 위한 동기 및 정서적 이유에서도 나타납니다.
권위주의 성격 이론
편견에 대한 접근은 오랫동안 그것을 개인의 성격으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취한 Adorno 등은 반유대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은 다른 소수민족에게도 편견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지닌 사회 정치적인 태도는 일관된 모습을 지니는데 이는 마음 깊숙이 놓인 성격의 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의 성격은 그 발달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제약 때문에 본능적 욕구가 억압되고 뒤틀려서 표현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제약과 충족 간에 적절한 균형이 잡히지만 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고 기존의 권위에 무조건 아동이 동조하기를 강요하는 경우에 아동들은 좌절을 겪습니다. 이러한 좌절로 촉발되는 공격 성향은 기성 권위 대신에 안전한 표적을 찾게 되고, 그러한 대상으로 약자나 열등한 사람을 삼게 됩니다. 이러한 희생양으로 되기 쉬운 것이 그 사회에서 힘없는 소주 집단의 성원입니다. 이들 집단에 대한 자신의 적개심, 공격적 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이를 퍼뜨리며 기성 권위에 대하여는 무조건적인 순종을 하는 권위주의적 성격을 갖추게 됩니다.
집단에 대한 편견을 개인의 성격 차원에서만 논하는 것은 중요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개인의 성격으로 치부하므로 편견의 형성 및 유포에 영향을 주는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흑인에 대한 편견을 조사한 연구는 남아프리카와 미국의 남부지역에서 흑인에 대한 편견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권위주의 성격 특성이 유달리 높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어 인종차별의 본질은 성격에 있기보다는 사회문화적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성격론적 접근은 편견의 개인차를 설명할 수 있으나 특정 집단에 대하여 특정 사람들에게 편견이 고른 강도로 나타나고 있는 면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한 예로 나치 독일 당시에 유대인에 대한 편견은 수천만 독일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수천만의 사람들이 모두 권위주의 성격이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세 번째로, 특정 사회에서 한 집단에 대한 편견의 내용이 시대에 따라서 상당한 변화를 보이는 것도 성격론적인 접근이 다루기 힘든 문제입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는 두 집단 간의 관계의 동학에 따라 편견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사회 정체감 이론
정신분석학 이론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 성격 이론은 편견이 좌절이라는 부정적인 정서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이와는 반대로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화와 편견을 통해서 자기 집단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는 기제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사회정체감사회 정체감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의 정체감은 개인으로서의 정체감과 집단 성원으로서의 사회 정체감으로 구성됩니다. 자신의 사회 정체감을 보호하기 위하여 편견과 차별적 행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한 연구는 남녀 대학생들에게 취업 응시자에 대해 심사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응시자에 대한 평가를 하기 전에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미리 치렀던 IQ 검사 결과를 받았는데, 반은 그 결과가 아주 좋았다고 알게 되었고 나머지 반은 결과가 좋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서 자존감이 상한 사람들은 응시자가 유대인이었을 때 나쁜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학생들은 평가를 전후해서 자존감 척도에 응답하였는데, 나쁜 결과를 받고 유대인 응시자에게 나쁜 평가를 한 학생들은 자존감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자존감이 위협받을 때 편견의 대상이 되는 집단을 비하함으로써 자존감이 실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실적 집단갈등 이론
두 집단이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할 때 서로 간에 적개심이 생기고 이는 상대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동반합니다. 이 부정적인 평가가 집단 내에서 공유되고 부풀려질 때 자연히 편견으로 자리 잡습니다. 가장 악질적인 편견은 인종에 대한 편견인데 미국에서 20세기 초에 철도건설 등의 노역에 부리기 위해 아시아계 이민을 받았을 때 이들과 백인 간에는 엄격한 선이 그어져 있어 경쟁이 배제되어 있었습니다. 즉, 두 집단 간에 현실적 갈등은 존재하지 않았고 아시아계 사람들에 평가는 '부지런하고 온순하고 준법정신이 강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철도 공사가 끝나고 전쟁에 나갔던 병사들이 귀향하여 구직난의 시대가 닥치면서, 동양인과 미국인 사이에 갈등이 현실화하자 이들에 대한 평가는 '뻔뻔스럽고 교활하며 우둔한'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남아프리카, 벨기에, 독일 등과 같은 나라에서 인종 간의 격리정책이 무너지고 생활에서 서로 경쟁하는 기회가 많이 생김으로써 편견이 크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
경쟁상황에서 사람들은 때때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데 이는 비교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집단보다 스스로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여기고 이것을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감정이입이다. 이 감정은 개인적 박탈과 집단적 박탈로 구별될 수 있습니다. 상대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개인적인 수준보다 집단적인 수준에서 느끼는 박탈감의 크기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경쟁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특히 편견이 심하게 나타나리라는 예측을 가능케 합니다. 그러나 약자 보호정책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백인들에 있어서 약자에 대한 태도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른 몇 가지 연구들도 경쟁 상황에서 편견이 강하리라는 예측을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이나 갈등이 편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보다는 자기 내집단이라는 현실적, 상징적 실체에 미치는 위협이 지각이 편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최근의 연구는 대립적인 집단의 성원이 느끼는 정서가 자신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무의식적 수준에서 나타남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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