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여는 대화법과 마음을 닫는 대화법을 알아봅니다.
아이와 관계를 망치는 대화
비난하는 대화 "너는 왜 만날 그 모양이야?"
어떤 특정한 작은 일에 불만을 털어놓는 것은 '불평'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성품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몰아가면 '비난'입니다. '너는' '너는 도대체 어떻게 된 애가'와 같이 아이 자체를 언급한다면, 잘못한 상황보다는 아이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됩니다. 또한 '너는 만날 그 모양이야' 또는 '항상' '언제나' '늘'등을 대화에 넣어 현재의 잘못된 되풀이하는 아이로 치부해 버린 것입니다.
비난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잘못을 반성하고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난은 하면 할수록 더 엇나가게 만듭니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비난을 들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경멸하는 대화 "네가 정신이 있니?"
"네가 정신이 있는 애니? 그러면 그렇지, 네가 언제 공부하던 애니? 싹이 노랗다, 노래."
이쯤 되면 경멸입니다. 아이를 비난하는 것도 모자라 아주 못난 사람 취급을 합니다. 경멸의 말을 들은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신뢰할 리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멸의 대화는 금물입니다. "꼴에 잘난 척은" "어쭈~" "주제 파악이나 하셔" "너는 어째 동생만도 못하냐?" 등은 경멸의 대화에 자주 등장하는 말로 모두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고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경멸은 아주 강한 독과 같습니다. 지속해서 경멸을 받은 사람은 4년 안에 감염성 질병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경멸의 독은 깊고 오래갑니다. 경멸로 인해 파괴된 관계를 복구하려면 호감, 존중, 감사, 배려의 마음을 5배는 더 표현해야 겨우 풀린다고 합니다. 그만큼 경멸은 아주 위험합니다.
담쌓기 '없는 사람 취급하기'
상대방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비난이나 경멸을 당하는 것 못지않게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상대방을 아주 강력하게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을 담쌓기라고 합니다. 보통 담쌓기는 부부관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도 담쌓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아예 못 들은 척 대꾸하지 않기도 하거나 아이가 말하는 데 쳐다보지 않거나, 대꾸하지 않으면 아이는 유령 취급을 당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부모의 무반응에 아이는 주눅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에게 자신은 소중하지 않은 존재여서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면서 점차 부모와 멀어집니다.
방어하는 대화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넌 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날 컴퓨터만 하니?"
"제가 언제 컴퓨터만 했다고 그래요?"
부모가 아이를 비난하고 아이는 방어합니다. 비난받으면 아이는 대부분 방어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조금 더 강도를 높여 비난하고 아이도 방어의 수위를 높여 방어합니다. 방어는 아이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에게 야단을 맞은 뒤 속상해 울거나 토라져 있는 아이에게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야단치는 것은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너나 잘해. 부모 탓하지 말고"
'너 때문에 못 살겠다' 처럼 노골적으로 문제가 아이에게 있고 부모에겐 없는 것처럼 말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그런 말이 '방어'인 줄도 모르는 부모가 많습니다.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에 야단을 친 것이기에 대화에 문제가 있음을 더더욱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작 아이는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말로만 위해주는 척한다고 느끼거나, 모든 게 자기 탓인 양 자책감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닫게 됩니다.
단정 짓는 대화 "네가 그랬지"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대화하면서도 상대방의 이야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단정 짓는 투로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대화는 상대방이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도록 만듭니다. 특히 아이와 대화할 때 상황을 단정 지어 말하면 아이는 더욱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 잠그게 됩니다.
단정 짓는 대화는 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네가 또 동생 때렸지"처럼 단정 지어 말하면 아이는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또한 사실이 아니라면 억울해서 더 엇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섣불리 단정 지어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죄책감과 불안감을 조장하는 대화 "너 때문이야"
하임 기너트 박사에 따르면 아이에게는 크게 두 가지 원초적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죄책감과 불안감입니다. 불안감은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혼자서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입이다.
"너 말 안 들으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 또는 "그렇게 울면 갖다 버릴 거야" 등의 말을 종종 합니다. 어린아이는 말을 있는 대로 믿기 때문에 정말 버려질까 봐 불안해합니다. 조금 커서 농담이라는 것을 알아듣는다 해도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으면 아이는 부모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도 자기 때문에 화를 낸다고 생각하고, 부모가 이혼해도 자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이 생깁니다. 이런 죄책감이 오래 지속되면 여러 가지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이의 원초적인 불안감과 죄책감을 부채질하지 않으려면 아이가 안전감을 느끼고,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명령하고 훈계하는 대화 "당장 그만둬! 빨리 해!"
부모와 아이가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아이를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미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끌고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명령과 훈계조의 대화는 아이의 반발심을 일으킬 뿐입니다. 그만 놀고 공부하려고 했는데 "인제 그만 놀고 공부해!" 하고 엄마가 명령한다면, 아이는 공부할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동생을 때린 뒤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린 동생을 때리면 되니!" 훈계한다면 조금 전까지 동생에게 미안해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동생에 대한 질투와 엄마에 대한 미움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마련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여는 대화법
경청하는 대화 "아, 그렇구나"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것만 잘해도 아이의 마음을 반은 열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말을 누군가가 열심히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고, 울적했던 기분이 풀리기도 합니다. 또한 상대방이 듣기만 할 뿐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더라고, 얘기를 하면서 스스로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경청은 감정 코칭할 때도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꼭 말로 추임새를 넣지 않고 고개만 끄덕여도 충분합니다.
수용하는 대화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이가 화가 나 있거나 슬퍼할 때 "지금 화가 많이 났구나" "많이 슬프구나" 하고 말하면'서 아이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 배고파. 먹을 것 좀 없어?"라고 말할 때, "우리 희선이 배가 고프구나. 뭐가 먹고 싶어?" 하고 말하는 대화법이 수용하는 대화법입니다. 이것 역시 감정코칭할 때 아주 유용한 대화법입니다. 아이가 학원에 가기 싫다고 투덜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용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무엇 때문에 학원에 가기 싫은지, 혹시 학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원에 가지 않으면 어떤 방법으로 공부할 것인지 등 다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출처 :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최성애, 조벽, 존 가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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